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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헤드폰/FitEar

도대체 이어폰이 좋으면 얼마나 좋은지, TO GO! 334 Earphone

극도의 성능을 추구하는 포뮬러 머신 FitEar TO GO! 334 Earphone

전반적인 컨슈머 헤드파이 시장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이제는 뮤지션들이나 사용하던 고가의 In-Ear-Monitor 이어폰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수요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이어 이어폰 시장에 Sony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한츰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Sony 뿐만 아니라 기존에 뮤지션 대상의 인이어 모니터를 전문적으로 개발해왔던 Westone, Shure, Ultimate Ears와 같은 유명 메이커들도 지속적으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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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FitEar라는 일본의 메이커는 꽤나 생소하게 들리는 이름이다. 하지만 그 역사와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실제로 X-JAPAN, CHEMISTERY, Perfume과 같은 일본의 유명 뮤지션들도 FitEar社의 커스텀 IEM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Suyama Dental Laboratory 의료종합연구소에서의 보청기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하여 2001년에 런칭한 FitEar는 원래는 커스텀 IEM을 주력으로 하는 메이커였지만, 다른 유명 IEM 전문 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최근에는 유니버셜 IEM 제품군을 점차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현재 그 정점에 있는 것이 TO GO! 334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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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헤드폰&이어폰도 패션시대라서, 스타일링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는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에 비해 TO GO! 334는 이어폰의 스타일 자체는 평범하다 못해 투박하기까지 하다. 외관만 봐서는 현존하는 유니버셜 IEM 이어폰 중 세계에서 가장 고가의 제품이라고 도저히 생각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어폰의 유닛을 유심히 보면, 다른 유니버셜 IEM 이어폰과는 다르게 직선이 배제된 둥글둥글한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원래가 개개인의 귀 모양에 맞게 주문제작하는 커스텀 IEM 이어폰을 전문 제작하는 FitEar社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TO GO! 334 모델은 자사의 커스텀 IEM 이어폰인 MH334를 유니버셜화한 모델로, 유니버셜화 하면서 개인별 귀 모양의 차이에 따른 착용감 차이가 최소화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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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의 유니버셜 IEM 이어폰들이 너무 보여지는 디자인에 치중한 나머지 실제 착용감은 별로인 경우가 많다. 특히 유닛의 모서리 부분이 날카로워서 그런 부분들이 피부를 장시간 압박하면 통증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에 비해 TO GO! 334는 유닛 자체가 둥글둥글한 모양으로 되어 있어, 피부에 닫는 느낌이 날카롭지 않아 장시간 착용시 발생할 수 있는 통증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실제로 유닛당 3개의 BA 유닛을 사용하는 모델이라 이어폰 자체의 부피가 상당하지만, 그 부피를 잊게 만들 정도의 우수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유닛의 재질도 보청기나 커스텀 IEM을 제작할 때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광중합 레진을 사용하고 있다. 광중합 레진은 내구성이 높고 시간이 지나도 오염물질이 배여나오지 않아 인체친화적인 우수한 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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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가 커스텀 IEM 이어폰을 전문으로 하는 메이커답게, TO GO! 334도 상당부분의 공정을 수공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어폰을 유심히 살펴보면 가격만큼이나 사용 부품의 퀄리티와 제품의 마감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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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m 미니 폰 플러그부터가 상당히 고가인 일본 OYAIDE社의 플러그를 사용하고 있는데, 하우징의 종단 지름을 좁게 처리한 구조 덕분에 스마트폰에서 범퍼케이스를 씌운 채로 연결해도 호환성 문제가 최소화된다. 사용된 플러그가 케이블 제작용으로도 별도로 판매되는 솔더링 플러그이다 보니 직접 플러그 하우징을 돌려서 마감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플러그 내부의 마감을 확인해 보면 TO GO! 334가 마감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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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도 저마찰 열수축 튜브로 마감된 얇은 트위스트 케이블로써 여타 이어폰들의 케이블보다 우수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유닛 측의 단자는 타사의 것들과 형태는 유사하지만 핀의 간격과 지름이 달라서 다른 IEM용 분리형 케이블과 호환되지는 않는다. Cable 001로 명명되어 있는 TO GO! 334의 기본 케이블은 별도 구매시 가격이 10,500엔으로 순정 케이블로서는 상당히 고가인데, 기본 케이블의 퀄리티 자체가 상당히 우수하여 사용자가 굳이 다른 케이블로 교체를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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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악세사리는 크기별로 3종류의 1단 실리콘 슬리브 및 추가로 2단 실리콘 슬리브가 제공된다. 스펀지 재질의 폼팁은 기본으로는 제공되지 않으며, 폼팁 사용을 원할 경우 별도로 Comply社의 T400 폼팁을 구매하여 장착할 수 있다. 제공 케이스는 소프트 파우치와 함게, 방수 및 방진이 가능한 PELICAN 1010 하드 케이스가 기본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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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칸 케이스만 해도 매우 만족스러운 악세사리지만, 그것보다도 마음에 드는 것은 전용 케이블 클립이다. 케이블에서 쉽게 탈부착이 가능하고 위치 변경도 자유로운 케이블 클립은 지금까지 필자가 봐왔던 케이블 클립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완성도이다.
TO GO! 334의 내부 유닛 구성은 3웨이 3유닛 4드라이버 구성으로, 제품명의 334라는 숫자가 바로 이를 의미한다. Balanced Amature 유닛 중에는 하나의 유닛(덕트)에 두개의 드라이버를 묶어 사용하여 감도를 높이거나 특성을 개선한 설계를 가지고 있는 구성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TO GO! 334에서는 그 1유닛 2드라이버 구성의 Sonion社제 33A007 BA 유닛을 중음역대에 할당하고 있다.

MH334 커스텀 IEM 모델을 근거로 하여, 저역과 고역에는 각각 Knowles社제 CI-22955 / ED-29689 BA 유닛을 사용하고 있다. 3웨이 구성을 위한 패시브 네트워크는 유닛 속에 내장하여 케이블의 무게가 최소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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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유닛을 사용한 멀티유닛 구성을 취할 경우 일반적으로 이어폰의 감도가 매우 높아진다. 이는 1차적으로는 앰프 측의 적은 증폭으로도 매우 큰 음량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IEM 이어폰은 일반적으로 아웃도어에서 주로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아웃도어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음향기기들이 출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지만 감도가 높은 이어폰과 매칭하면 음량 확보 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어진다.

다만 멀티웨이용 패시브 네트워크로 인해 임피던스 특성의 변동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임피던스에 따른 주파수응답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소스기기(혹은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가 되도록이면 낮은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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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감도 특성이 단순히 음량 확보에서만 이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감도가 높을수록 그만큼 작은 소리도 세밀하게 잡아낼 수 있는 덕분에, TO GO! 334로 대편성 음악을 감상하면 악보를 넘기는 소리나 연주자들의 숨소리, 그리고 악기의 소리가 천천히 사라질 때의 미세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잡아낸다.

이는 원래 IEM 이어폰의 목적인 '모니터링'에 충실한 사운드로 직결된다. 듣기 좋은 소리든지 싫은 소리든지 여과없이 정확하게 잡아내는 이런 모니터링 사운드는 호불호가 있겠지만, 그만큼 질적으로 우수한 음원과 조합되었을 때 높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물론 그만큼 노이즈까지도 여과없이 잡아내므로, 기본적으로 노이즈가 많은 기기와의 매칭은 피하는 것이 좋다.
주파수응답 면에서는 아웃도어에서의 사용을 의식하여 1KHz 이하 저역의 양감이 다소 두터운 것을 제외하고 보았을 때 전반적으로 모니터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 주파수응답 상으로 특별히 청감상 거슬리는 피크나 딥이 없이 부드러운 소리를 들려주며, 아웃도어 청취 환경에서는 저역부터 고역에 이르기까지 밸런스가 잡힌 소리를 들려준다. 인도어에서는 1KHz 이하 대역을 EQ로 1~3dB 정도만 살짝 낮춰주면 적절한 밸런스를 쉽게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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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대역별 특성을 보자면 특히 50Hz 이하 초저역의 재생에서 인상적인 느낌인데, IEM 이어폰의 구조적 장점을 잘 살려 대구경 서브우퍼로 듣는 듯한 묵직한 초저음을 내준다. 중역에서는 2드라이버 구조의 득을 보는 듯 정보량이 많은 풍부한 소리를 들려주며, 동시에 자극적인 느낌이 없어 듣기 편안한 인상을 준다.
고역 특성은 10KHz 이상의 초고역에서 가파르게 롤오프되면서 약점을 보여, 명료도가 다소 부족해 대편성 음악에서 악기들의 위치가 뭉쳐서 들리는 경향이 간혹 보이곤 하였다. 전체적인 음색은 자극적인 요소를 피하면서 오랫동안 듣고 있어도 귀에 편안한 부드러운 인상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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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모니터적 성능에 너무나도 충실하여 보컬의 성별에 따른 소리의 차이마저 중성화되게 들리는 드라이한 음색은 다른 이어폰들의 착색 성향과는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이는 태생이 스테이지 모니터링용 커스텀 IEM인 MH334로부터 컨버젼된 유니버셜 IEM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특성으로 볼 수 있는데, 다시 말해 음악을 즐겁게 꾸며주기 보다는 입력되는 신호의 정확한 재생에 강점을 보인다. 그래서 앞서도 언급한 부분이지만 고음질의 음원을 재생할 때 TO GO! 334의 성능이 극대화된다.

드라이한 음색 특성은 음장감 면에서도 드러나는데, 좌우로는 넓은 스테이지를 형성하지만 전후로는 좁은 편이다. 이는 좌우 2채널로 음악을 재생하는 스테레오포닉 사운드 시스템의 특성을 여과없이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느 면에서 보더라도 TO GO! 334의 충실한 모니터적 성격을 보여주데, 특별히 음악감상용으로 따로 튜닝을 가하기 보다는 MH334 커스텀 IEM의 연장선 상에서 본래의 모니터링을 위한 성능에 극도로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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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In-Ear-Monitor라는 제품군은 뮤지션들의 모니터링용으로 출발한 영역이다. 그러다 보니 애매하게 일반 소비자를 의식한 튜닝을 가하다 보면 오히려 소리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그에 비해 TO GO! 334는 인이어 모니터 제품군의 원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소리의 정확한 전달이라는 성능 면에서는 비슷한 성격의 제품들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우수한 축에 속한다. 뮤지션들이 모니터링용으로 듣는 사운드를 그대로, 그리고 고품질로 느끼고 싶다면 TO GO! 334가 좋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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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GO 334 제품구매: http://www.zound.co.kr/shop/shopdetail.html?branduid$61262122